며칠 전, 샤워를 하고 나온 뒤부터 이상하게 귀가 묵직하고 간간이 찌릿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습니다.
처음엔 물이 들어가서 그런가보다 했죠. 하지만 며칠이 지나도 그 불쾌한 압박감과 이따금 찌르는 통증은 사라지지 않았고, 결국 이비인후과를 찾게 됐습니다.
그때 깨달았습니다. 우리가 흔히 넘겨짚는 ‘귀가 아픈이유’는 생각보다 다양하고, 때론 귀 자체가 원인이 아닐 수도 있다는 걸요.
오늘은 제 경험을 바탕으로, 귀의 통증을 유발하는 다양한 원인, 의료진을 찾아야 할 시점, 그리고 회복까지의 과정을 솔직하고 정확하게 풀어보려 합니다.
귀가 아픈 이유 – 꼭 귀 문제일까?
우선 중요한 사실 하나.
귀에서 느껴지는 통증이 반드시 청각기관에서만 기인하는 건 아니라는 점입니다.
의학적으로는 **이통(earache)**이라고 부르며, 주로 아래와 같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합니다.
대표적인 귀 통증 원인 6가지
1. 외이도염 (외이염)
- 귀를 너무 자주 후비거나, 샤워 후 물이 귀에 남아 생기는 염증입니다.
- 귀 끝을 만졌을 때 아프다면 외이염일 가능성이 큽니다.
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, 여름철 외이염 환자가 전체의 42% 이상을 차지하며, 수영장 이용자가 많은 시기일수록 급증한다고 해요.
2. 중이염
- 주로 아이들에게 많지만 성인도 피로, 감기 이후 쉽게 발생할 수 있습니다.
- 귀 안쪽에서 둔한 통증, 열감, 청력 저하 등이 동반됩니다.
대한이과학회에 따르면, 성인 중이염 환자 중 40% 이상이 초기에 단순 피로로 오인하여 병원 방문이 지연된 사례라고 합니다.
3. 턱관절 이상
- 아침에 턱이 뻣뻣하거나, 하품할 때 귀 옆이 아프다면 의심해봐야 합니다.
- 귀와 턱은 해부학적으로 가깝기 때문에, 통증이 유사하게 나타납니다.
4. 치통, 편도염
- 의외로 구강 질환이나 인후통이 귀 통증으로 번질 수 있음을 아시나요?
- 신경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귀 주변에서 통증을 느끼는 ‘연관통’으로 해석됩니다.
5. 이물질이나 귀지 막힘
- 귓속에 작은 벌레가 들어갔거나, 과도한 귀지 축적으로 인한 압박이 통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.
- 자가 제거 시 더 깊숙이 밀어 넣는 경우가 많아 오히려 악화되기 쉽죠.
6. 이상기압 혹은 비행기 귀 (기압 변화)
- 고도 차이로 인해 고막에 압력이 가해지면 통증, 이명, 청력 저하 등이 나타날 수 있어요.
- 이때는 하품, 껌 씹기, 코막고 숨 불기 등의 자가 조치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.
병원에 꼭 가야 할 증상은?
‘그냥 귀지가 막혔겠지’, ‘잠시 들어간 물 때문이겠지’ 하며 넘기기 쉬운 귀 통증. 하지만 다음과 같은 증상에는 지체 없이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.
- 이틀 이상 지속되는 통증
- 귓속에서 진물 또는 고름이 나올 때
- 청력이 일시적이라도 저하된 경우
- 고열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
- 귀 주변 림프절이 붓거나, 두통이 동반될 때
대한이비인후과학회에서는 귀 통증을 방치할 경우, 염증의 뇌 내 확산 위험, 혹은 만성 청력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.
특히 당뇨, 면역저하 상태에서는 단순 염증이 빠르게 악화될 수 있어 조기 진료가 중요합니다.
경험담 – 그냥 ‘물 들어갔겠지’라고 넘겼다가
제가 겪었던 사례를 하나 소개해볼게요.
일요일 저녁, 샤워 후 귀에 물이 남아 있는 느낌이 들었고, 이후부터 묵직한 압박감이 생기기 시작했어요. 그저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줄 알았지만, 이틀이 지나도 통증은 더 심해졌고, 귀 안에서 ‘웅웅’ 울리는 이명까지 생기더군요.
결국 근처 이비인후과를 찾았고, 진단은 외이염 초기. 다행히 항생제와 점이액으로 잘 관리되어 큰 문제는 없었지만,
의사 선생님 말씀이 인상 깊었습니다.
“귀는 작지만 예민한 기관이에요. 조그만 염증도 번지기 쉬워요. 참지 말고 빨리 오셨던 게 잘한 거예요.”
그 후 저는 습관적으로 귀를 후비는 걸 완전히 멈췄고, 샤워 후엔 반드시 타월로 물기를 닦아내고 있어요.
귀 건강을 지키는 생활 습관 5가지
- 귀 후비는 습관 줄이기
- 면봉도 귀 깊숙이 넣지 않고, 겉에만 살짝 정리해주는 정도가 적절합니다.
- 샤워 후 드라이 타월로 귀 물기 제거
- 물이 남아있으면 염증의 시작이 될 수 있어요.
- 소음 많은 환경에서는 귀마개 사용
- 소음성 난청은 누적될수록 회복이 어렵습니다.
- 주기적인 청력 검사
- 특히 이어폰 사용량이 많은 분들은 청력 관리가 필수예요.
- 감기나 편도염 관리도 중요
- 귀 통증의 근원이 입이나 코에서 시작되는 경우도 많습니다.
국내 통계로 보는 귀 통증
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,
2022년 외이염 및 중이염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약 175만 명에 달하며,
그 중 성인 환자 비중이 57%로 아동보다 더 많다고 합니다.
이는 단순히 소아 질환으로 여겨졌던 귀 질환이 성인에서도 흔하게 발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이기도 하죠.
마무리하며 – ‘귀가 아픈이유’는 작지만 예민한 신호입니다
귀는 우리 몸 중에서도 특히 민감하고 구조가 복잡한 기관입니다.
단순한 통증도, 그 원인을 정확히 알아야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어요.
**‘귀가 아픈이유’**를 단순히 넘기기보다는,
내 몸의 경고음으로 받아들이고, 조기 진단과 생활 습관 개선을 실천해보세요.
저처럼 작은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것이 결코 오버하는 게 아닙니다.
오히려 큰 병으로 커지지 않도록 막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죠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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